부동산업계 "중간값 집 사려면 연봉 1억4천만원 돼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의 여파로 집값이 최대 2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리케 마르티네스-가르시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위기 전인 2005∼2007년의 집값 거품과 최근의 집값 상승 폭을 비교하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집값은 2022년 2분기에 10년 전인 2013년 1분기보다 94.5% 상승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60.8%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2022년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이후 집값 상승세는 더 가팔라져서 최근 10년간의 집값 상승분 중 약 40%가 2020년 1분기부터 2022년 2분기 기간에 올랐다.
확장 재정과 초저금리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소비자들의 주택 수요가 늘어났고, 세계 공급망 경색과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인건비와 건설 자재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을 줄였다.
그러자 집값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고 집값 상승에서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두려움,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도 이를 자극했다.
개인 가처분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분기 기준 3.9%로 사상 최저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0.75%포인트씩 높인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 비중은 이번 3분기 말 6% 이상으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지난달 20년 만에 7% 선을 넘어섰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가계 부담 증가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급감하고 주택 매매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비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집값이 15∼20% 떨어지고 이에 따라 개인 실질 소비지출도 0.5∼0.7% 감소할 수 있다고 마르티네스 가르시아는 전망했다.
그는 총지출에 대한 이러한 영향으로 주택 수요가 더 감소하고 집값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연준이 바라듯이 물가 상승률은 낮추면서 경기후퇴는 피하는 연착륙 시나리오는 통화긴축이 지속하는 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과 심각한 집값 조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달성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업체 레드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레드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집값이 중간 수준인 주택을 매입한 데 따르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내려면 1년 전에는 연 7만3천668달러(약 9천755만원)를 벌면 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45.6% 상승한 연 10만7천281달러(약 1억4천200만원)의 소득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레드핀은 이제 일반적인 주택을 사려면 10만달러 이상의 소득이 필요하며, 이것이 지난 몇 달간 주택 판매가 둔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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