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직면한 시진핑 집권 3기, 어떤 정책 내놓을지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세계 성장에 최악의 상황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두려움을 준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전날 발표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0.5%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목적으로 상하이 봉쇄가 이뤄졌던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지난달 16일부터 일주일간 5년 주기의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열려 고강도 방역 조치가 이뤄진 탓도 있지만, 부동산 위기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세계 경제가 만연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허덕이는 가운데 성장 엔진인 중국마저 꺾인다면 세계 성장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당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잡았지만, 1∼9월 경제 성장률이 3%에 불과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한 상태다.
WSJ은 중국 경제의 이런 상황이 집권 3기에 들어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새로운 도전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차후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가 중국 경제 회복은 물론 세계 성장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도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있어 보인다.
지난 11일 중국 당국이 부동산 위기 해소책과 완화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밝힌 데서도 이런 기류가 읽힌다.
우선 중국의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부동산 개발기업들에 은행 대출과 채권 상환 기한을 연장하고 수분양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기간도 늘리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부동산 위기를 해소할 근본적인 조치로 이해됐다.
같은 날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출구전략으로 비칠 수 있는 20가지 조치도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중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코로나19 연착륙'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의 상황을 보면 부정적인 기류가 만연하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의 핵심 질문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과 코로나19 조치 등과) 같은 방향으로 후속 정책이 있을지에 모인다"고 짚었다.
실제 중국 상황은 엄중하다.
우선 중국 내에서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널리 퍼지기 시작해 지난주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하루 1만1천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3배 이상 뛴 것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선 소매판매가 살아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아이리스 팡 ING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0월 1일부터 시작된 국경절 연휴에도 10월의 소매 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에 주목했다.
10월 산업 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으나 전달인 9월의 6.3%에서 꺾여 하락세를 보인 점도 심상치 않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여파로 4월(-2.9%)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5월 0.7%로 반등했다. 이후 6월 3.9%, 7월 3.8%, 8월 4.2%로 오름세가 지속해오다가 꺾인 것이다.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의 1∼10월 누적치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했고, 1∼9월 누적치(+5.9%)보다도 낮은 점도 우려를 더 하는 대목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 1 수준인 부동산 부문은 여전히 허덕이고 있고, 16~24세 청년실업률은 9월에 이어 10월에도 17.9% 수준을 유지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후속 조치들이 느리고, 고통스럽고,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짚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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