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스자좡, 주민 불만에 폐쇄 PCR 검사소 운영 재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신규 감염자가 2만 명에 육박했다.
16일 중국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1만9천609명(유증상 1천118명, 무증상 1만8천491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광둥성이 6천4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칭시(2천798명), 간쑤성(2천688명), 허난성(1천874명), 네이멍구(1천272명)도 네 자릿수 감염자가 나왔다.
다만 베이징은 361명이 발생, 전날보다 100명 줄었다.
중국의 신규 감염자는 지난 11일 1만명을 넘어선 뒤 급속히 늘어 닷새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감염자 급증 속에 중국 당국의 방역 완화 조처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인들 사이에 독감약과 가정용 산소 호흡기 사재기 바람이 불고 있다.
현지 매체 매일경제신문은 중국의 독감 치료제인 '롄화칭원' 구매자가 급증, 생산 공장이 있는 스자좡 지역 약국들조차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약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니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4월 중의학계에서 이 약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보도했고,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들에게 이 약을 배포해왔다.
가정용 산소 호흡기 판매도 부쩍 늘어 제조업체에 주문이 몰리고, 관련 업체 주가가 급등했다.
허베성 성도(省都) 스자좡시와 베이징 차오양구는 주민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따라 폐쇄했던 PCR 검사소 운영을 재개했다.
앞서 스자좡과 차오양은 지난 13일 중국 당국의 방역 완화 조처에 따라 코로나19 발생 지역에 집중하겠다며 거리마다 설치, 운영하던 무료 PCR 검사소를 대거 폐쇄하고 대중교통 탑승 때 하던 방역용 휴대전화 건강QR코드 확인도 중단했다.
그러나 공공시설과 기업들이 여전히 24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는 데다 감염자가 급증하자 불안을 느껴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늘면서 혼란이 벌어졌다고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PCR 검사소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문을 연 검사소에는 긴 행렬을 이루자 "방역 완화가 아니라 대응을 포기한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베이징의 한 주민은 "사무실과 숙소 부근 검사소가 모두 문을 닫았다"며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24시간 내 음성 증명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시간 만에 겨우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차오차오 스자좡시 서기는 "코로나19 대응을 최적화하기 위한 중앙의 20가지 방역 완화 조처를 이행한 것일 뿐, 방역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새로운 조처는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역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예방을 완화하거나 손을 놓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제로 코로나 견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혼란 속에서도 정밀 방역으로 전환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중국 여러 도시가 획일적인 PCR 전수검사를 취소한 데 이어 안후이성 성도인 허페이시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결혼식 진행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 많은 도시가 집단 감염을 우려해 하객이 몰리는 결혼식을 막아왔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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