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적자
중국의 내수·수출용 중간재 수입 감소한 영향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최근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무역적자가 원자재가 상승과 경기 둔화 등 대외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요인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중 수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요인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을 꼽았다.
특히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반도체, 정밀화학원료, 컴퓨터, 산업용 전기기기 등 주요 품목의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입액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대중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는 올해 1분기 59억달러 흑자에서 2분기 17억달러 적자로 돌아선 뒤 3분기 3억달러 적자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중국의 국산화율이 상승하고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일어난 수출 구조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내수용 중간재·최종재 수입과 수출용 중간재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재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서 79.8%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중국의 중간재 수입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내역을 살펴보면 중국 내수용과 수출용의 비중이 8대 2로 분석돼 현지 내수 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수출입 중간재의 기술 수준이 높아져 교역 구조도 변했다.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2007년 중·고위기술 품목 위주에서 지난해 고위기술 품목 위주로, 수입은 저위기술 품목에서 중·고위기술 품목으로 변화했다.
보고서는 최근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경기적 요인에 따른 현상인 만큼 중국의 실물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해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원자재가와 교역단가가 안정되면 무역수지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의 내수 영향력이 금융위기 이후 축소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돼도 과거처럼 수출이 급격히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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