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경위는 알려지지 않아…가족들 17일 접견 예정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장기간 옥중 단식 투쟁을 벌여온 이집트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알라 압델 파타가 7개월가량 이어온 단식을 최근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여동생 사나 세이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감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르지만, 단식을 풀었다는 내용의 오빠 편지를 가족들이 받았다"면서 짧은 메모 형식의 편지를 공개했다.
압델 파타는 이 편지에서 가족들의 면회가 예정된 17일에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면서 오랫동안 하지 못한 생일 축하를 교도소 동료들과 하고 싶으니 케이크를 하나 가지고 와달라는 부탁도 했다.
곧 41살이 되는 그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를 이끈 반체제 인사 중 한 명으로 지난 10년의 시간 중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냈다. 소셜미디어에 고문에 대한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해 그에게는 추가로 5년형이 선고됐다.
그는 올해 4월 2일부터 하루 100㎈만 섭취하는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개막한 6일부터는 물 섭취까지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직접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등 국제적인 이목을 끌었다. 또 이집트 당국은 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의료 개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압델 파타는 지난 12일 편지를 통해 "오늘부터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가족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그가 다시 물을 마시고 단식을 멈추게 된 이유 등 구체적인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는 그동안 3차례 접견을 시도했지만 당국의 허가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다.
압델 파타는 영국에서 태어난 어머니를 통해 지난해 영국 시민권도 취득했지만 이집트 당국은 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려는 영국 대사관의 접견도 거부해왔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여동생 사나 세이프는 "우리 가족은 감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자 면회가 잡힌 17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민주화 시위 이후 이집트에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들어섰으나 2013년 쿠데타로 축출되고 쿠데타 주역인 국방부 장관 출신 압델 파타 엘시시가 이듬해 치러진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아 지금까지 이집트를 통치하고 있다.
현재 이집트 감옥에는 최소 6만5천명의 정치범이 수용돼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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