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분석…김정은 지시 따른 '현대화' 속도 내는 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하채림 기자 = 북한이 전반적 현대화 작업이 지속되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대도 개보수하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8노스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0월 24일과 11월 13일 민간업체의 위성 사진을 비교한 결과, 발사장 내 수직 엔진 시험대에서 대규모 공사가 시작된 정황이 포착됐다.
시험대 주변에 있는 계류장에는 건축 자재와 함께 다수 차량이 나타났다.
연료를 주입한 엔진을 비바람에서 보호하고 시험 준비가 외부에 관측되는 것을 막는 데 쓰인 보호시설은 시험대에서 계류장으로 밀려났다.
시험대로 통하는 검문소의 북쪽에 있는 공간에는 공사와 관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 트럭이 평소와 달리 눈에 띄었다.
로켓발사관제소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의 건축도 시험대에서 동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관측됐다.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수직 엔진 시험대는 북한 최대의 액체 연료 엔진 시험시설이다.
38노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대화 지시에 따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공사가 8개월째 지속됐으나 수직 엔진 시험대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직 엔진 시험대까지 공사에 들어가면서 작업은 이제 서해발사장 단지 내 모든 주요 시설을 아우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직 엔진 시험대의 사용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2019년 12월이었다.
올해 9월에는 주변 초목이 불에 타 사라진 정황 때문에 엔진 시험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는 시설이다.
북한이 핵폭탄을 투발할 수단을 점점 고도화하는 까닭에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3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하며 현대화를 위한 시설 확장과 개축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로켓 발사대 점검, 단지와 지원시설을 잇는 터널 건축, 발사통제소 철거와 새 시설 건립, 단지 안팎의 새 도로 건설 등이 이뤄져 왔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분단을 넘어'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급격하고 지속적인 현대화 계획에 따라 북한은 더 크고 정교한 위성발사체(SLV)를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용될 수 있는 기술발전을 이뤄기 위한 종합적 단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합참은 동창리 시설 공사를 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핵·미사일 시설과 관련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동창리 시설 공사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할 만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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