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존중 법안' 필리버스터 방지안, 민주 전원에 공화 12명 '찬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상원에서 동성 및 인종 간 결혼을 보호하는 초당적 법안이 처리 절차상 최대 걸림돌을 넘어서 연내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고 미국 CNN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원은 이날 '결혼존중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찬성 62표, 반대 37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州)도 다른 주에서 이루어진 동성간 결혼을 보호하도록 규정한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려면 상원에서 다시 표결이 필요하지만, 이날 결과에 따라 필리버스터 가능성이 차단되면서 연내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 법안은 모든 주에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 대법원이 향후 동성결혼을 인정한 2015년 판결(오버지펠 대 하지스)을 뒤집더라도 모든 주는 다른 주에서 이루어진 동성결혼을 계속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소속의 많은 보수 의원들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지만 이번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50명 전원과 공화당 의원 12명의 찬성표를 받아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WSJ은 이번 표결은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여론 증가 속에서 의회 의원들의 입장이 수년 새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동성결혼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율은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6년 27%에서 지난 5월에는 71%로 높아졌다.
결혼존중 법안이 최종 법제화되려면 상원뿐 하원에서도 연내에 통과가 필요하다.
하원은 이에 앞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지난 7월 같은 내용의 필리버스터 방지안을 공화당 의원 47명의 지지와 함께 찬성 267표 반대 157표로 통과시킨 바 있어 상원이 법안을 처리하면 바로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에 대한 상원의 최종 표결이 언제 실시될지는 분명치 않지만 의원 100명이 모두 신속 처리에 찬성하지 않는 한 최종 표결은 추수감사절(11월 4번째 목요일) 휴회가 끝난 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사랑은 사랑이다. 미국 국민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권리가 있다"며 "오늘 상원의 초당적 표결로 그 권리 보호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반겼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CNN에서 이 법안이 의원들이 추수감사절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상원에서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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