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 5년→7년 변경, 연임 불가
후보 6명 출마, 개혁 약속…토카예프 현 대통령 당선 유력 전망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오는 20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개헌에 따라 처음으로 임기 7년의 단임제 대통령을 뽑는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
17일 카자흐스탄 현지 매체 텡그리뉴스 등에 따르면 이번 조기 대선에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비롯해 야당인 국가사회민주당 소속 누를란 아우에스바예프 등 후보 6명이 나선다.
당초 12명의 후보가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출마 요건을 충족한 6명만 후보 등록을 마쳤다.
지난달 초 집권 아마나트당의 대선 후보로 추대된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국가, 공정한 경제, 공정한 사회 등 3가지 원칙에 기반한 정치적 현대화 지속, 시민·기업·국가 이익과 복지에 균형을 맞춘 경제 건설, 국가자원의 효율적 이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당 후보인 아우에스바예프는 정치 개혁을 비롯해 부패 척결, 사회지원 시스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이밖에 전국전문사회복지사 단체 등에서 추대된 나머지 후보 4명은 사회복지 개선, 사법개혁 및 권력기관 민주화, 농업 개발, 최저임금 인상 등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조기 대선을 앞두고 현지에서는 토카예프 현 대통령의 당선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17개 지역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3분기 정부 신뢰도 조사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59%, 부정 평가는 19%로 각각 나타났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30년간 장기집권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임 후 2019년 6월에 치러진 대선에서 70.96%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취임 연설에서 부패 근절 등을 위한 개혁 의지를 강조한 그는 지난 1월 연료값 급등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진압한 뒤 전 정권과 연계된 부정부패 기업들을 축출하는 등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대규모 개혁을 추진해 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전·현직 대통령 권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을 주도해 통과시킨 데 이어, 3개월 후인 9월 대통령제를 5년 중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변경하는 추가 개헌을 단행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현재 임기를 단축하고 재임을 시도하는 조기 대선 방침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옛 소련 지역이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경제 악화와 대중의 지지 상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정치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정치·경제 등 분야 혁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조기 대선 투표는 현지 시간으로 오는 20일 오전 7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다만 카자흐스탄 정부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에는 해외 투표소를 설치하지 않을 방침이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인근 국가인 몰도바, 폴란드 등에서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종료 후 행정구역별 개표 결과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전달되면 당선자 발표는 오는 27일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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