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대만 문제 양국관계 기초…약속 지키고 타당하게 처리해야"
"충돌·대항 배격하고 다자주의 실천해야…지역일체화로 세계적 도전 대응"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7일 중·일 정상회담에서 "해양과 영토분쟁 문제에서 이미 달성한 원칙적 공감대를 지키고 정치적 지혜와 책임을 갖고 이견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태국 방콕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일 양국은 사회제도와 국정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고 신용을 쌓아 의심을 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역사와 대만 등 중대한 원칙 문제는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 및 기본 신의와 관련된다"며 "반드시 약속을 지키고 타당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와 함께 대만 문제 등으로 자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어 "양측은 성심성의껏 대하고 신용으로 교제하며 중·일 4대 정치문건(중일 관계와 관련한 4대 중요 합의서)의 원칙을 엄수하고 역사적 경험을 살려 객관적·이성적으로 서로의 발전을 대해야 한다"면서 "서로는 동반자로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정치적 공감대를 정책에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지 않고, 누구도 어떤 구실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 경제는 상호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디지털 경제, 친환경 발전, 재정·금융, 의료·양로,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 유지 등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높은 수준의 호혜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은 각자의 이익과 지역의 공동이익에 착안해 전략 자주와 선린을 견지하고 충돌과 대항을 배격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며 "지역 일체화를 추진하고 공동으로 아시아를 잘 발전시켜 세계적인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국 정상은 고위층 교류 및 대화·소통 유지, 정치적 상호 신뢰 증진, 실무협력 추진, 인문교류 확대 등과 더불어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중·일 관계 구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이날 회담은 시 주석 등 중국 대표단이 머무는 호텔에 기시다 총리가 찾아오는 방식으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딩쉐샹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중앙정치국 위원 등이 배석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중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만난 이후 약 3년 만이며,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은 처음이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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