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이어 로마 법원도 무죄…밀라노 1심 판결 내년 1월 전망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이탈리아 총리가 일명 '붕가붕가 파티'의 증인 매수 혐의에 대해 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로마 법원은 17일(현지시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 미성년자였던 모로코 출신 댄서 일명 '루비'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언론에선 베를루스코니가 개최한 이 질펀한 섹스 파티를 '붕가붕가 파티'로 부르며 대서특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5년 증거 불충분으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최종 확정받았다.
다만, 그가 당시 파티에 있었던 핵심 증인들에게 거액을 주고 '당시 파티는 섹스 파티가 아니라 우아한 만찬 파티였다'는 취지의 허위 법정 증언을 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선 별도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증인 매수 혐의는 총 세 건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인 시에나 건은 지난해 10월 무죄가 나왔다.
이번에 로마 법원에서 무죄가 난 건은 당시 파티의 초청 가수인 마리아노 아피첼라를 매수한 혐의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본인은 물론 자신의 친구이기도 한 아피첼라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자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증인 매수 혐의와 관련해선 이제 밀라노 법원의 판단만이 남았다.
밀라노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당시 24명의 목격자에게 뇌물을 주고 증인 매수를 시도한 혐의다.
앞서 밀라노 검찰은 지난 5월 베를루스코니의 섹스 파티 증인 매수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에 징역 6년의 실형과 1천80만 유로(약 145억원) 및 저택 4채의 압류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밀라노 법원의 1심 판결은 이르면 내년 1월에 내려질 전망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총리를 세 번이나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9월 25일 총선에선 상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여전히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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