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후 3억5천만년 밖에 안된 '가장 먼 은하' 새 주인공 발견

입력 2022-11-18 10:35  

빅뱅 이후 3억5천만년 밖에 안된 '가장 먼 은하' 새 주인공 발견
기존 은하보다 5천만년 더 앞서 존재…"허블 한계 밖서" 웹 망원경이 포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먼 은하보다 약 5천만 년 이상 앞서 존재하는 초기 은하가 새로 발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의 토마소 트레우 교수 등이 이끄는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약 138억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만들어진 뒤 3억5천만년 밖에 안 된 곳에서 은하 GLASS-z12를 관측한 결과를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7월 웹 망원경이 공식적인 과학 관측을 시작하고 며칠만에 은하단 '아벨(Abell) 2744' 가장 자리에서 빅뱅 이후 약 4억5천만년 된 곳의 은하와 함께 GLASS-z12를 찾아냈다.
이 은하들은 아벨 2744 은하단에 포함되지 않고 수십억 광년 더 뒤에 존재한다.
은하와의 거리는 웹이 포착한 적외선 색깔을 토대로 한 것이라 분광 측정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나 가장 먼 은하의 주인이 바뀔 것으로 연구팀은 자신했다. 지금까지는 빅뱅 이후 4억년이 지난 곳에서 지난 2016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GN-z11이 가장 먼 은하로 기록돼 있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138억년 전에 근접한 은하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일부는 초기 은하처럼 보이는 후대 은하로 밝혀지는 등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트레우 교수는 그러나 GLASS-z12와 관련해 지금까지 제시된 증거는 "더할 나위 없이 확고하다"고 주장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의 가스 일링워스 교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것을 찾아냈다"면서 "이 은하들이 존재하려면 빅뱅 뒤 1억 년 만에 형성되기 시작했어야 하는데 누구도 우주 암흑시대가 이렇게 일찍 끝났을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고 했다.
우주 암흑시대는 빛 한 점 없이 가스와 암흑물질로만 구성된 시기를 지칭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두 은하가 아주 밝아 나중에 형성된 다른 은하처럼 질량이 낮은 별이 많이 모여 은하의 질량을 크게 만들었거나, 이보다 수는 훨씬 적지만 아주 밝고 뜨거운 제3그룹(Population III) 항성을 가진 낮은 질량의 은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3그룹 항성은 나중에 별의 핵융합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금속 등 무거운 원소가 출현하기 전 원시 수소와 헬륨 등으로만 구성된 1세대 별로 아직 관측되지 않고 이론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웹 프로젝트 과학자 제인 릭비는 초기 은하들이 "허블이 관측할 수 있는 한계 바로 바깥에 숨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연구할 은하들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놀라움"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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