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마리 감염…확실한 백신·치료법 없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북서부를 중심으로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바이러스성 질병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괴상피부병)이 급속하게 확산, 소 15만마리 이상이 폐사됐다.
수지트 나야크 인도 정부 축산·낙농국장은 17일(현지시간) EFE통신에 올해 소 200만마리 이상이 럼피스킨병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4월부터 9월 하순까지 럼피스킨병으로 폐사된 소의 수는 6만마리 수준이었으나 이후 두 달 동안 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이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 오염된 주사기나 급수통 등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질병으로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2013년부터 동유럽과 러시아로 확산했으며, 2019년부터는 아시아로도 퍼졌다. 인도에서는 축산업이 발달한 북서부 라자스탄주에서 올해 집중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소가 럼피스킨병에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피부에 지름 1∼5㎝ 크기의 혹이 형성된다. 폐사율은 10% 이하다.
문제는 럼피스킨병과 관련한 확실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대신 산양두(山羊痘, goat pox) 백신을 소에 접종하고 있다.
K.P. 싱 인도수의학연구소장은 소에 특화된 백신 개발이 완료되려면 3∼6개월은 더 있어야 한다며 "일단 산양두 백신을 맞으면 소가 감염되더라도 가벼운 증세만 보인다"고 했다.
그는 아직 정보가 부족해 이 질병이 사람이나 다른 가축으로 전염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럼피스킨병 확산은 인도 사회로도 불똥이 튀었다.
연방의회 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집권한 라자스탄주가 럼피스킨병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방의회 여당 인도국민당(BJP) 등이 공격하면서다.
BJP 측은 라자스탄 정부가 힌두교에서 신성시되는 소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고 지난 9월에는 이와 관련한 시위도 발생했다.
인도에서는 인구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이 암소를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여기며 신성시한다.
이에 라자스탄 당국도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연방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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