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권익 침해 주장…광둥서 시작해 허난까지 확산"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화물차 공유업체 '화라라'의 운전기사들이 부당 대우와 권익 침해에 항의하며 중국 곳곳에서 집단 파업에 나섰다고 홍콩 매체 홍콩01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과 후난성 창사, 푸젠성 취안저우, 저장성 원저우 등에서 기사들이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벌였다.
광둥성 선전과 둥관, 포산에서는 기사들이 화물차로 화라라 지역본부를 에워싼 뒤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둥관의 한 시민은 "지난 17일 둥관에서 400여 명의 기사가 시위를 벌여 경찰이 해산시켰다"고 말했다.
화라라 기사들은 "17일 선전에서는 시위 참가자가 1천 명을 넘었다"며 "광둥에서 시작된 시위가 허난성까지 확산, 정저우의 기사 수천 명 가운데 90%가 운행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가 기사들의 운행 거리와 운송 물량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있다"며 "동일한 운송 거리인데도 운임이 들쭉날쭉하다"고 밝혔다.
화물 적재와 하역 등 이용객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거나 길이 막혀 배송이 늦어져 민원이 제기되면 배송료를 깎는다고도 주장했다.
기사들은 "운송 물량도 줄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배송료를 제하고 나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거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화라라 허난 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운송 물량이 감소, 기사들의 불만이 쌓였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기사들과 소통하고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화라라는 중국 최대 화물차 공유업체로, 중국 352개 도시에 영업망을 갖추고 있으며 화물차 기사는 66만 명, 월간 이용자는 950만 명에 달한다.
중국 관영 매체 중국신문망은 중국 교통운수부가 지난 17일 화라라 관계자들을 '웨탄'(約談) 형식으로 불러 경고하고, 디디추싱 등 3개 화물차 공유업체들에도 주의를 줬다고 보도했다.
웨탄은 약속을 잡아 대화하는 '예약 면담'이란 뜻이지만, 당국이 공개적으로 잘못을 질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군기잡기' 성격이 강하다.
화물차 공유업체와 기사들의 갈등은 오랫동안 누적돼왔다.
교통운수부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4차례 웨탄을 통해 11개 화물차 공유업체들에 잘못된 관행을 시정, 기사와 이용객의 권익을 보호하라고 지시했다.
교통운수부는 "저가 수주 경쟁으로 운송 요금을 낮추거나 과도한 가입비와 중복 수수료를 징수해 기사들의 권익을 훼손하는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가격 인하 경쟁과 수수료 징수를 규범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