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257곳 1∼3분기 기부금 조사…교보생명, 증가액 1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이 올해 고물가와 고금리 등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기부금을 작년보다 16%가량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에 대한 우려 심리가 확산하면서 지난 2년간 기부금 활동이 위축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57개 기업의 기부금 내역과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1∼3분기 누적 기부금은 총 1조1천68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5억원) 대비 1천635억원(16.3%) 증가했다.
2020년(247곳 기준)과 2021년(255곳 기준) 조사 당시에는 1∼3분기 누적 기부금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 37.1% 감소한 바 있다.
올해 누적 기부금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교보생명이었다. 교보생명의 누적 기부금은 455억원으로 작년 동기(42억원) 대비 10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올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악조건 속에서도 기부금이 대폭 늘어났다.
교보생명은 작년 9월 재생에너지, 친환경 운송수단 등에 투자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으며, 이에 따른 기부금 집행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기부금을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51억원 늘렸고, 현대차[005380](133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97억원), SK하이닉스[000660](93억원), 한전(86억원), 두산밥캣[241560](82억원) 등의 순으로 기부금 증가액이 컸다.
반면 올해 누적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LG생활건강으로 조사됐다.
LG생활건강[051900]의 올 3분기 누적 기부금은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683억원) 대비 221억원(32.4%) 줄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 등의 여파로 올해 들어 세 분기 연속 실적이 뒷걸음질 치며 경영 실적이 악화한 탓에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은행(-109억원), 삼성물산[028260](-95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64억원), 씨젠[096530](-58억원), NH투자증권[005940](-57억원) 등도 기부금 감소폭이 컸다.
올해 누적 기부금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2천229억원)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누적 기부금 규모가 1천억원대를 넘겼다.
삼성전자에 이어 한전(966억원), SK하이닉스(573억원), 현대차(487억원), LG생활건강(462억원), 교보생명(455억원), 포스코홀딩스[005490](435억원) 등의 순으로 1∼3분기 누적 기부금 규모가 컸다.
특히 한전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21조8천억원이 넘는 등 경영 여건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기부금 규모가 86억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출연금이 기부금으로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105개 기업 중 75개(71.4%) 기업이 기부금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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