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을 겨냥한 중국 군용기들의 연이은 무력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이 무인기(드론)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20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천보훙(陳柏宏) 정책분석원은 최근 공개한 '국방정세 특집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천 정책분석원은 '대만 무인기의 공급망 현황과 안보 점검'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전장에서 군용 무인기 외에도 민간용 무인기의 탄력적 운용 가능성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민간 무인기 운용을 통해 러시아군 장비의 이동 위치를 파악하고 전장 상황을 기록하면서 전쟁 범죄의 증거를 입증하는 역할도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민간용 무인기가 고강도 군사 충돌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천 정책분석원은 대만에 등록된 무인기 수량이 7만8천대에 달해 대만·펑후(澎湖) 방위작전에 투입할 경우 우위 선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무인기의 제조국이 서로 달라 '백도어'(인증을 받지 않고 망에 침투할 수 있는 수단) 등 보안 취약점으로 인한 사용 제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최대 무인기 제조사인 중국 DJI(다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DJI 무인기 사용을 제한했고 DJI 무인기를 사용한 우크라이나군의 위치가 노출돼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았다는 소식은 우려가 된다고 언급했다.
천 정책분석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사례로 판단하면 무인기의 모든 시스템을 통제·제어하지 못할 경우 정보 안보가 곧 국가 안보와 동일한 현대 전장에서 장비가 한순간에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대만산 무인기 관련 산업 공급망과 생산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천 정책분석원은 대만의 무인기 공급망의 안보와 관련해 대만 본섬의 원자재 부족,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한 대형 엔진의 외부 구매, 제조업체의 규모와 통합 능력·기술의 부족 등이 문제점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대만의 민간용 무인기의 대부분은 2∼25kg 정도의 항공촬영용과 농약 살포용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19일 오전 6시부터 20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3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군 젠(J)-10 전투기 2대, 드론 BZK-007 1대 등 군용기 3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