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서 '마사지' 받는 인도 델리주 장관…특별 대우 논란

입력 2022-11-20 13:51   수정 2022-11-21 13:39

구치소서 '마사지' 받는 인도 델리주 장관…특별 대우 논란
CCTV 영상 공개돼…장관 측 "물리치료 장면" 반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치권에서 수도 델리주 장관의 구치소 내 '특별 대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뉴스채널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사티엔다르 자인 델리주 장관이 독방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마사지를 받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자인 장관은 영상 속에서 허리와 다리는 물론 두피까지 다양한 마사지를 받았다.
그는 또 다른 영상에서는 침대에 누운 채 측근 4명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자인 장관은 지난 5월 돈세탁 혐의로 금융범죄수사국(ED)에 체포됐으며 이 영상은 지난 9월 수감된 상황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인 장관은 델리주에서 내무부, 보건부, 전력부 등 여러 부를 맡는 등 유력 정치인으로 꼽힌다.
인도 연방의회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장악한 상태지만 델리주는 보통사람당(AAP)이 집권 중이다. 델리주의 공식 명칭은 델리 국가수도지구(NCT)로 뉴델리로도 불리며 AAP의 리더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다.
영상이 공개되자 BJP는 AAP를 맹렬하게 공격했다.
가우라브 바티아 BJP 대변인은 "보통사람당은 '스파와 마사지당'이 됐다"며 VIP 문화와 관련해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인 장관은 독방에서 마사지를 즐기며 방문객을 만났다"며 "이는 법 규정을 완전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NS상에서도 AAP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디 '폴리티컬 다이어리'는 트위터에 "케지리왈이 구치소에 마사지 센터를 열었다"며 AAP를 비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AAP는 자인 장관이 수감 도중 다쳤고 해당 영상은 물리치료를 받는 장면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자인 장관 측은 금융범죄수사국이 고의로 영상을 유출, 모욕죄를 저질렀다며 특별 법원에 제소했다.
BJP와 AAP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러 사안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BJP는 최근에는 뉴델리의 겨울철 대기오염 문제를 놓고 AAP를 공격하기도 했다.
뉴델리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펀자브주 등 북부 지역 추수 잔여물 소각과 축제 관련 폭죽 연기, 저감 장치 없는 발전소·공장 및 노후 차량 매연 등으로 최악의 스모그에 시달린다.
이와 관련해 부펜더 야다브 연방정부 환경부 장관은 이달 초 트위터에 "누가 델리를 가스실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AAP에 화살을 날렸다.
야다브 장관은 AAP가 집권한 펀자브주의 논밭 태우기가 많이 증가했고 역시 AAP가 집권 중인 델리주가 대기오염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반부패 및 VIP 문화 근절'을 기치로 내건 AAP는 수십년간 인도 정계를 좌우했던 인도국민회의(INC)의 위상이 최근 추락한 가운데 BJP에 맞설 전국 야당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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