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도 잘 돌아가" vs "진실 퍼트리기 어려워져"
'언론 취재에 영향' 지적도…대체 플랫폼 마스토돈·레딧 거론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트위터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기행'으로 이용자들이 속속 트위터를 떠나기 시작하며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직원 50%가량을 해고한 데 이어 최근 사무실을 갑자기 폐쇄했고, 팔로워들의 투표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원하는 등 행보를 보여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위터 내에서는 '#트위터의 명복을 빕니다'(#RIPTwitter), '#트위터 안녕'(#ByeTwitter) 등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며 트위터 없이 생활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들도 확산하고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트위터가 사라져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주장과 광범위한 의견 피력 창구가 마땅치 않은 이들에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우려 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트위터 하루 접속자 수는 2억3천700만명 수준으로 하루 접속자 수가 20억 명가량인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하루 10억 명 이상이 접속하는 틱톡이나 3억6천300만명이 접속하는 스냅챗보다도 인기가 낮다.
뉴욕의 사업가 스티브 콘은 트위터가 "중요하지 않다"며 "세계는 트위터 없이도 잘 돌아간다"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적었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트윗이 1%의 계정에서 업로드되고 있다"며 "일반적인 사람들은 트위터에 로그인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그와 달리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에겐 트위터가 없어서는 안 될 플랫폼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아넨버그 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 스쿨 캐런 노스 교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유명세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알려지지 않는다"며 그들 입장에서 트위터는 "뭔가를 알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 선임연구원 찰스 리스터는 특히 사회적 갈등이나 사회운동, 정치탄압 등 상황 속에서 트위터가 "진실을 널리 퍼트리는 중앙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봤다.
그는 다만 트위터가 체제를 선전하거나 가짜뉴스에 악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통제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지만, 최근 머스크의 인수로 관련 인력 3분의 2가량이 트위터를 떠났다고 짚었다.
리스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정보이든 나쁜 정보이든, 정보가 사라지는 건 '나쁜 일'로 정의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위터 없는 세상은 언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스 교수는 "트위터는 사실 사회 네트워크라기보다 뉴스와 정보 네트워크"라며 최근 인력과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언론사들의 입장에서 트위터가 중요한 '취재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릴랜드대학 연구원 캐롤라인 오르는 트위터가 "정보와 네트워킹, 지침, 실시간 업데이트, 지역사회 원조뿐 아니라 허리케인, 산불, 전쟁, 사건, 테러, 총격 등의 중요한 정보원"이라고 계정을 통해 강조했다.
실제 올해 이란을 덮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트위터를 통해 수많은 시위 장면이 확산하며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고, 주요 정치인들의 발언들도 트위터 글로 인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은 없을까.
리스터는 일단 "페이스북이 있을 수 있지만 다소 구시대적"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소규모 플랫폼인 '마스토돈' 등이 떠오르고 있다. 마스토돈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완료한 이래 가입자가 20만명 이상 크게 늘었다.
다만 애리조나주립대 마크 하스 교수는 이들 소규모 플랫폼이 "트위터가 만들어내려던 '광장'으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레딧도 대안 매체로 거론되지만 노스 교수는 "파편화되고 어수선한 디자인은 트위터의 사용 편의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플랫폼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수도 있으나 이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투입돼야 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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