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물가는 80% 올라…"내년 말 돼야 인플레이션 잡힐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가 부도'가 발생한 남아시아 섬나라 스리랑카의 물가상승률이 70%대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21일 오후(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스리랑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70.6%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스리랑카의 월간 물가상승률은 8월 70.2%, 9월 73.7%에 이어 지난달까지 3달 연속 7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1.1%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후 매달 가파르게 올랐다.
10월 식음료 물가는 작년 동월보다 80.9% 급등했고, 수송부문 물가도 기름 부족 사태 여파 등으로 108.8% 올랐다.
식당·호텔 물가도 86.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리랑카는 생필품과 에너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싱크탱크 아드보카타 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인 레하나 토우피크는 로이터통신에 "정부가 신규 세금 부과 등 경제 안정화 정책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각 가정은 가격 상승 압박을 계속 느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이 올해에만 금리를 9.5%포인트 인상하며 인플레이션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9월보다는 물가 인상 폭이 다소 낮아졌다. 현재 스리랑카의 정책 기준 금리인 대기성 수신 금리(SDFR)는 14.5%다.
P. 난달랄 위라싱게 중앙은행장은 "만약 지금 같은 금융정책 추세가 계속된다면 내년 말에는 인플레이션이 4∼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생필품 부족난이 심각해졌고 주유소에는 기름을 구하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와중에 물가가 폭등하고 정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5월부터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후 정부는 지난 9월 국제통화기금(IMF)과 29억 달러(약 3조9천3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안 실무진급 합의를 이뤘고 이제 주요 채권국과 채무 재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스리랑카의 대외부채 규모는 510억 달러(약 69조1천억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80억 달러(약 37조9천억 원)는 2027년까지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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