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력 강화 전문가 회의 좌장, 기시다 총리에 보고서 전달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방위비 증액에 필요한 비용을 국민 전체가 부담하고 '반격 능력'(적기지 공격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방위력 강화를 위한 전문가 회의 좌장인 사사에 겐이치로 전 외무성 사무차관은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이런 내용이 담긴 전문가 회의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방위비를 증액하면서 세출 개혁을 철저히 하고 국채 발행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며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는 국민 전체가 부담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사실상 증세를 제안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증세 대상 세목을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임금 인상 등을 하는 기업의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증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나라 국방예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목표(2% 이상)도 염두에 두고 내년부터 5년 이내에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에 필요한 예산 수준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사사에 전 사무차관을 비롯해 전 방위성 사무차관, 경제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에서는 지난 2개월가량 방위비 증액 재원과 강화 내용 등을 검토했다.
전문가들은 또 억지력 강화를 위해 상대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을 공격하는 "반격 능력의 보유가 불가결하다"고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을 진행하는 북한이나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의 세력 균형이 크게 변화가 있다"고 지적하며 반격 능력 정비를 위해 앞으로 5년을 염두에 두고 충분한 수의 장사정 미사일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일본산 장사정 스탠드오프 미사일을 개량하고, 외국제 미사일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공공 인프라, 과학기술 연구 등 방위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4개 항목의 경비를 합산한 새로운 예산 창설도 주장했다.
기시다 총리는 "중요한 조언이다. 여당과 조율하며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 보고서와 당정 협의 결과 등을 포함해 연말까지 방위력 강화 내용과 예산 규모, 재원에 대한 결론을 낼 계획이다.
정부는 이 결론을 올해 말까지 개정할 예정인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에 반영할 방침이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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