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택시·포니1 등 7점, 올해 '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

입력 2022-11-23 11:00  

시발택시·포니1 등 7점, 올해 '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
국립중앙과학관 "역사·교육적 가치 높고 계승 필요한 과학기술 관련 자료"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포니1 자동차와 조선식물향명집 등 우리나라의 소중한 과학 유산 7점이 올해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됐다고 국립중앙과학관이 23일 밝혔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는 과학기술과 관련한 역사적·교육적 가치가 높고 후대에 계승할 필요가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등록·보존·관리하기 위해 2019년 도입된 제도다.
이번에는 산업기술 분야에서 포니1과 해저탐사 유인잠수정 등 5건, 과학기술사 분야에서 조선식물향명집 등 2건이 등록됐다.
포니1은 국내 자동차 산업 사상 최초의 독자 모델로 1975년 제작됐다. 국산화율 90%를 달성했으며 최초로 수출된 국산 자동차다.



설계도를 토대로 2000년경 복원된 '시발택시'도 함께 등록됐다.
시발 자동차는 전쟁으로 폐차 처분된 미군용 지프의 부품을 개조해 조립한 자동차로, 국내 기술자의 손으로 최초 제작된 국산 차이지만 현존하는 모델은 없다.
이번에 등록된 시발택시는 시발 자동차 중에서도 택시의 외형으로 복원됐으며, 1955년 당시 제작 방식과 유사하게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포니1과 시발택시는 올드카 수집가인 백중길 금호클래식카 회장의 소유이며, 그는 시발택시를 복원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가 전했다.

1969년 출시한 삼륜 자동차인 '마스터 T-600'도 산업기술 분야 자료로 선정됐다.
마스터 T-600은 기아[000270] 산업이 동양공업과 기술제휴로 국내에서 생산한 마지막 삼륜 화물자동차다.
현재 남아있는 차량이 적어 희귀성이 있으며 삼륜에서 사륜으로 넘어간 당시 자동차 기술과 산업발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해저탐사 유인잠수정(해양 250)'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개발·운용된 해양과학 연구용 유인 잠수정이다.
이 유인잠수정은 수심 251m의 잠항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 연근해의 수중연구조사, 시료 채취, 침몰 선박 수중 촬영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운용한 해양과학 연구 탐사용 자율무인잠수정인 '심해탐사 자율무인잠수정(OKPO-6000)'도 산업기술 분야 자료로 등록됐다.





조선식물향명집은 1937년 일제강점기에 국내 학자 4명이 근대 학문 체계에 따라 조선 시대 식물을 분류하고 향명(민간에서 불린 이름)을 정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 분류 서적이다.
우리나라 학자가 저술한 최초의 식물명집으로 명칭 부여의 기준을 정리해 식물학사 연구에 기여한 자료다.
함께 과학기술사 자료로 등록된 동의수세보원은 이제마의 독창적인 사상체질의학 이론서인 '동의수세보원' 가운데 1901년 신축본을 활자화한 최초 간행본 완질(完帙)이다.
19세기 조선에 소개된 서양의학을 일부 수용하면서 체질에 따라 사상체질 치료법을 달리하는 의학서다.
이번에 선정된 자료는 자료 소유 기관으로부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청서를 받은 뒤 서류심사와 현장 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등록됐다.
과기정통부는 실태조사를 해 보존·관리 상태에 따라 이들 자료에 등급을 부여하고 보존 지원을 추진한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이날 오전 11시께 등록증 수여식을 개최하며, 앞으로 등록자료 복제품을 활용한 순회전시와 스토리텔링 개발 등을 통해 등록자료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이석래 국립중앙과학관장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위대한 과학 유산이 잘 보존되고 과학기술자들이 좀 더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zer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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