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찾은 美 국무장관 밝혀…"사우디 왕세자 미국 방문 계획 없어"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한 것은 양국 관계와 무관하다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랜 시간을 거쳐 확립된 국제관습법의 원칙에 따라 내린 법률적 결정"이라면서 "이는 양국 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 재설정 검토는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우디 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이익을 안겨주는 행위라며 비난해 왔다.
하지만 사우디는 순수하게 경제 논리에 의한 결정이라고 맞서면서 과거처럼 특정 강대국에 줄을 서기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에 사우디와의 관계 재설정 검토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관련 소송에서 빈살만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지난 17일 미국 연방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에 OPEC 산유국들의 증산 검토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훈풍이 부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혼인신고를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됐다.
카슈끄지는 빈살만 왕세자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써 사우디 왕실이 주목하는 언론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미국 정부는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결론을 공표해 사우디와 외교 갈등을 빚었다.
카슈끄지의 약혼녀 등은 빈살만 왕세자 등을 상대로 정신적·금전적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2020년 미국 법원에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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