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을 만나 양국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AFP·타스 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피델 카스트로 기념 동상 제막식에 디아스카넬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부터 오랜 기간 쿠바와 이어온 우호 관계를 거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해서 연대를 강화하고 자유·평등·정의라는 위대한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스크바에 기념 동상이 세워진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2016년 11월 사망)에 대해서는 "똑똑한 혁명가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 동상은 양국 우정에 바치는 헌사 같은 것"이라며 "카스트로는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 제2차 대전 당시 소련 국민의 용기 등을 존경해왔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자국을 제재하는 미국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고 있고, 쿠바는 미사일 위기가 불거졌던 1962년 이후로 60년간 미국의 경제 제재 대상국이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러시아와 쿠바 양국이 부당한 제재를 받는 것은 세계의 많은 부분을 조종하는 '양키 제국'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항상 금수, 국경봉쇄 등 다양한 제재에 반대해 왔다"면서 "국제회의 등지에서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 목소리를 내 준 쿠바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양국 정상이 만난 건 2019년 10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자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지원 요청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8월 마탄사스 석유 저장시설 대형 화재 이전부터 이어져 온 식량 및 연료 부족 등 심각한 경제위기와 몇 개월째 계속되는 정전 사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측에 협조를 구했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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