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포럼 존 헤밍스 선임연구원, 허드슨연구소 토론서 주장
"서방,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에 대한 대비 불충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무력이나 외교를 통해 합병하려는 일정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미국 안보전문가가 예상했다.
23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존 헤밍스 태평양포럼 선임연구원은 허드슨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토론회에서 중국이 올해 들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헤밍스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더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추종하지 않고 있으며 시 주석도 "세계가 중대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중국이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광양회는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1980년대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이뤄진 중국의 대외전략을 뜻한다.
그러면서 헤밍스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대만을 '무력이나 외교로' 합병하기 위한 '심사숙고한 일정표(very deliberate timeline)'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까지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대만 침공에 대한 준비를 충분하게 하지 못한 상태라고 헤밍스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미국 하와이에 있는 안보문제연구소인 태평양포럼 소속의 헤밍스 선임연구원은 하와이 주둔 미군 관계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전문가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달 하순 시 주석의 세 번째 집권 확정 이후에도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같은 달 23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통해 세 번째 집권과 함께 1인 장기집권 체제를 열었다.
시 주석은 1중전회에서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을 계기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고, 군용기를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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