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 작업 중 빼앗아가" vs "양해 구하고 가져가"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중국이 남중국해상에 떨어진 로켓 잔해물을 필리핀 함정으로부터 강제로 탈취했는지 여부를 놓고 양국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 측에 상세한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해군에서 올라온 보고와 중국 측의 해명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전적으로 우리 군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상대로 양측의 설명이 일치하지 않는 점에 대해 문의하고 재차 해명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필리핀 해군 서부사령부는 지난 20일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필리핀명 파가사)에서 730m 떨어진 해상에서 부유물을 발견해 견인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진로를 막아섰다고 밝혔다.
이어 고무보트를 보내 견인줄을 끊어버리고 부유물을 함정에 실은 뒤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해당 부유물은 최근 중국이 발사한 로켓의 잔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 당일 해당 지역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이 부유물이 자국에서 발사한 로켓의 일부임을 시인했다.
그러나 필리핀 군의 양해를 구한 뒤 부유물을 가져간 것이지 강제로 탈취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스프래틀리 군도에 인접한 티투섬은 남중국해상에서 군사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곳에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외에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마르코스 대통령은 내년 1월 3일에 시진핑 국가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동남아의 군사·경제적 요충지로 미·중 양강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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