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시민단체 비판 지속…정부 "정책 철회 가능성 없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난 6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태국에서 대마 합법화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 등이 향락용 대마 소비 증가를 지적하며 합법화 조치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정부는 정책 변경은 없다고 못 박았다.
대마 합법화 취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대마 찬성론자들은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태국 수도 방콕 정부청사 앞에서 약 200여 명이 대마 모양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집회를 열었다.
최근 일각에서 일고 있는 대마 비합법화 주장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대마를 재배하는 농부들과 판매 업자, 소비자 등이 모여 규제를 다시 엄격하게 하는 데 반대한다고 외쳤다.
시위는 태국마약청(ONCB)이 대마 합법화 정책을 재검토하는 회의를 연다고 알려지면서 열렸다.
앞서 한 마약 반대 시민단체가 ONCB에 마약 목록에서 대마를 제외한 보건부의 결정을 무효로 할 방법을 모색해달라고 공개서한을 보냈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마를 다시 마약 목록에 올리려는 시도를 정치인들이 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시아권 최초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올해 6월 9일부터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정부는 의료용으로 사용을 제한한다고 밝히고 청소년 등에게는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규제 공백 속에 향락용 대마 소비가 급증했다.
야권 정치인들은 각종 부작용을 지적하며 철저한 규제를 요구했고, 일부는 합법화를 취소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마약법은 통과되지 못하고 의회에 계류 중이다. 야당이 향락용 대마 사용을 막기에 불충분하다며 반대해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임시방편으로 20세 미만, 임신부 등에게 대마를 판매할 수 없게 하는 등의 규칙을 마련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마 합법화를 주도한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 등을 상대로 행정법원에 소송도 제기했다. 이들은 대마를 다룰 적절한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대마를 다시 마약류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대마 합법화 조치 철회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아누틴 부총리는 "ONCB에는 대마 합법화 정책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권한이 없다"며 "대마가 다시 마약 명단에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마 합법화는 의료 산업 발전과 국민들의 소득 증진,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남은 것은 향락용 소비를 막을 법체계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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