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일론 머스크에 인수된 트위터에서 대대적 정리해고 등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위터의 주요 광고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트위터에서 광고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리서치업체 패스매틱스 자료를 인용, 트위터 광고주 상위 50개 기업 중 14곳이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에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고를 중단한 주요 광고주에는 자동차 브랜드 지프, 식품업체 마스와 켈로그,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 등이 있으며, 이들은 머스크가 지난달 27일 트위터를 인수한 뒤 최소한 이달 7일부터는 트위터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마스 측은 "브랜드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대한 사건을 파악하게 된 9월 말 트위터에서 광고 활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진보 성향 미디어 감시단체인 '미디어 매터스'도 패스매틱스 데이터 분석 결과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 100대 광고주 중 50곳이 광고를 중단했고 다른 7곳도 사실상 중단 수준으로 광고를 크게 줄였다고 발표했다.
트위터에서 광고를 뺀 이들 기업이 올해에 트위터에 집행한 광고 규모는 7억5천만달러(약 1조100억원) 이상이라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대규모 해고와 비용 절감을 단행하는 한편 대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 50억달러(약 6조7천억원)의 90% 가까이가 광고에서 나왔을 정도로 광고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트위터에서 기업 인지도 향상을 위해 일반 대중 대상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광고는 경기 둔화나 트위터의 매력도 하락 시 빠르게 줄어들 수 있는 부분이다.
광고를 집행할 플랫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머스크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가 강한 것도 광고주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는 관측도 있다.
연말로 갈수록 쇼핑 시즌 등을 앞두고 기업들이 광고를 늘리는 경향이 있는 데다 올해는 월드컵 등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있는 만큼 트위터로서는 불편한 시기에 광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트위터 긴축경영을 시작하면서 트위터 협력업체들에 대한 대금 지급도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7천500명 수준이던 임직원을 약 2천700명으로 줄인 데 이어 핵심 인프라 시설, 출장 비용,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동산 비용, 구내식당 등 각종 비용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전 경영진 결재로 출장을 다녀온 경우에도 머스크가 자신은 출장을 결재한 적이 없다면서 여행사에 지급할 비용 결제를 거부해 담당 직원들이 여행사 측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피하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트위터 전·현직 직원들이 NYT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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