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우시, 25일부터 5일간 "주민 이동 제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이 최근 시위를 벌인 신규 채용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즉시 사직하고 공장을 떠나면 1만 위안(약 186만 원)을 바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전날 중국 소셜미디어에 이런 공지를 올렸다.
폭스콘은 최근 신규 채용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즉시 사직서를 제출하면 8천 위안(약 150만 원)을 지급하고 공장을 떠나는 버스에 탑승하면 추가로 2천 위안(약 37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고지했다.
이어 1만 위안은 이들의 봉급과 격리 수당, 기타 비용을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노동자들은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사직 후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회사는 그러한 우려를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 돌고 있는 한 영상에 따르면 전날 폭스콘 공장에서 한 남성이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보상에 관해 설명하면서 돈을 받고 바로 공장을 떠날 사람은 오후 7시 30분까지 집합하라고 안내했다.
이 남성은 노동자들이 허난성 관내 집으로 돌아갈 교통편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노동자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면 현지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SCMP는 해당 영상이 진짜임을 폭스콘 노동자에게 확인했다면서, 이번 1만 위안 보상안은 최근 새롭게 채용된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폭력적으로 변한 시위를 끝내려는 폭스콘의 절박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두 명의 전직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번에 신규 채용을 하면서 내년 2월 15일까지 일하는 노동자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사측이 이후 다시 내년 3월 15일까지 한 달을 더 일해야 해당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말을 바꾸면서 노동자들이 분노했다고 밝혔다.
또 사측이 일부 노동자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된 이와 함께 기숙사를 쓰라고 했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사측은 이를 부인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공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검사소를 마구 때려 부수는 영상, 대규모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착용한 이들에 둘러싸인 채 길가에 갇혀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이 돌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밤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수당 문제와 엄격한 방역 정책에 항의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폭스콘 공장은 23일 그러한 시위가 벌어졌음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는 수천 명의 폭스콘 노동자들이 방역복을 입고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과 대치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또 수백 명의 노동자가 한밤중 헤드라이트를 비추는 경찰차와 대치한 채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라고 소리를 지르고, 경찰차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연막탄!, 최루탄!"이라고 소리를 지르고 소화기를 뿌리며 맞서는 장면도 있다.
앞서 이 공장에서는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식사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자 노동자들이 보안요원들의 저지를 뚫고 집단 탈출, 귀향했다.
이후 당국이 나서 신규 채용에 안간힘을 썼으나 또다시 대규모 폭력적인 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밤 정저우시는 오는 25일부터 5일간 주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사실상의 도시 봉쇄를 발표했다.
정저우시는 이 기간 매일 전수 검사를 진행할 것이며, 고위험 지역 주민은 집 밖을 나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 이외 지역 주민은 당국의 허가가 있을 때까지 외출해서는 안 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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