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성폭행 피해 주장 칼럼니스트, 맨해튼 법원에 소장 제출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뉴욕에서 성범죄에 대한 시효를 중단하는 특별법이 시행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여 년 전의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CNN은 24일(현지시간) 패션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78)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캐럴은 3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현직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럴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성폭행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여자는 내 타입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고,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캐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이외에 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할 수 있게 된 것은 뉴욕 주의회가 통과시킨 '성범죄 피해자 보호법'이 이날부터 발효됐기 때문이다.
이 법은 이미 시효가 만료된 성범죄라고 하더라도 내년 11월까지 1년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캐럴은 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폭력이 육체·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피해보상과 함께 징벌적 배상도 요구했다.
캐럴은 법원에 이날 낸 폭행 관련 소송을 이미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병합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은 이르면 내년 4월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원고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앨리나 하바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법적 행동에 나서는 것을 존중하지만, 이번 사건은 성범죄 피해자 보호법의 취지를 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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