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로 채소 가격 급등…코로나 확산 속 수확 포기 늘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판로가 막혀 채소밭을 갈아엎는 농민이 늘고 있다고 중국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이 25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사실상 중국 전역에서 출입 통제가 강화돼 채소를 수확할 인력 확보는 물론 이를 시장에 옮길 배송 인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고위험 지역에 진입할 경우 최소 7일은 자택 격리토록 하는 코로나19 규정이 트럭 운전사들의 발을 묶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이라면 채소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초겨울에 수확한 채소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아 짭짤한 수익을 챙겼던 중국 농민이 이제는 수확도 못 한 채 갈아엎어야 할 처지라고 신랑망은 전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산둥선 차오현의 한 농가의 사례를 들었다.
이 농가는 겨울 밀 재배를 위해 면적이 5무(畝, 1무=666㎡)에 달하는 밭에서 셀러리를 수확해야 했지만, 며칠을 고민한 끝에 트랙터로 셀러리밭을 뭉개기로 했다.
신랑망은 이런 상황이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이 더 확산하고 중국 당국의 방역 조치가 강화될수록 이런 일은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최근 채소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베이징의 신파디 도매시장의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시장 내에서 판매되는 채소 가격이 9.3% 올랐다.
채소 산지에선 수확 인력 확보 불가와 판로 차단으로 채소를 갈아엎는 판에 소비지에선 채소 품귀로 가격 폭등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오른 채솟값에는 '방역 비용'도 얹혔다고 신랑망은 꼬집었다.
채소를 운반하는 트럭 운전사가 도시 진입을 위한 검문소에서 너무 오래 대기한 탓에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자료의 기한이 만료돼 다시 받아야 하는 비용도 전가된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 당국이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실제 지난 11일 중국 국무원이 방역의 유연화 내지 완화 방안이 담긴 '코로나19 20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각 시·성·자치구가 내놓는 조치에는 채소 판매를 돕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중국 지방 정부들은 농촌의 산지와 도시의 소비지를 연결해주는 방법으로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그러나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하는 '비상 상황'에선 역부족이라고 신랑망은 전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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