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속에도 아이 3명 태어나…주지사가 이름 지어주기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치안주르를 강타한 지진으로 약 300명이 숨지고 6만여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비극 속에서도 대피소에서 아이들이 탄생해 희망을 주고 있다고 데틱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1일 만삭이던 드위(38)씨는 지진이 발생하자 급히 집을 나와 대피했다. 다행히 몸은 다치지 않았지만, 그의 집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남편과 함께 대피소 텐트로 거처를 옮겼고, 다음날 진통이 시작됐다. 즉시 지역 보건소로 이동했고 조산사들의 도움으로 건강한 딸을 낳았다. 드위 역시 건강한 상태다.
이 소식에 서자바 주지사인 리드완 카밀은 데위씨를 찾아 축하해줬으며 아이 이름을 지어달라는 드위씨의 요청에 금피타 샬리아 카밀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리드완 주지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가 지진 중에 태어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어로 지진을 뜻하는 금파(gempa)를 따 금피타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피타 외에도 2명의 아이가 대피소에서 탄생했다며 "신은 많은 사람이 죽는 시련 뒤에 아이가 탄생하는 은혜도 내려줬다"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아이들의 탄생이 선물이라며 대피소의 많은 이재민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날 오후 5시 기준 272명으로 24시간 전보다 1명 늘었으며 전체 사망자의 약 3분의 2가 아동이라고 밝혔다.
또 39명이 실종 상태이며 2천46명이 다쳤다. 5만6천 채가 넘는 가옥이 파손돼 6만2천545명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학교 31곳을 비롯해 공공시설 171곳이 부서졌다.
당국은 1천 명이 넘는 구조대원과 굴착기, 탐지견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매장된 치젠딜 마을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수하리얀토 BNPB 청장은 "날씨가 괜찮을 때 더 많은 중장비를 동원할 계획"이라며 "생존자를 구조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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