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성명 "원전 시설 공습 즉각 중단해야"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퍼부으면서 방사능 안전 우려가 컸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모든 원전이 외부 전력망으로부터 단절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 세계가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에 주목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다른 원전 시설들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23일 자포리자와 리우네, 남우크라이나, 흐멜니츠키 등 우크라이나 원전 4곳 모두가 외부 전력망과 단절되면서 비상 디젤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받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면서 "수개월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물리적 무결성과 외부 전력의 안정적 확보는 원전 안전의 핵심 요소"라며 원전 시설에 대한 공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10월 초부터 거의 한 주에 한 번꼴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간시설을 타격하고 있다.
23일에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70여 발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군이 50여 발을 요격했지만, 미처 막지 못한 미사일이 곳곳에 떨어지면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의 4개 원전 시설과 외부 전력망 사이의 연결이 끊어진 것도 이번 미사일 공격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전 전력 공급은 안전 유지에 필수적이다. 원전 내 냉각 시스템에 전력이 공급되지 못하면 원자로 과열로 핵연료봉 다발이 녹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중대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자포리자 원전의 경우, 포격 피해가 끊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원자로 6개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이지만 최소한의 안전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전력 공급이 여전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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