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됐던 조선인 'BC급 전범'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다 작년 3월 세상을 뜬 이학래 전 동진회(同進?) 회장을 추모하는 행사가 25일 도쿄에 있는 한국중앙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족과 BC급 전범 문제 해결 운동 단체인 동진회 지원자 등이 참석해 이 전 회장의 생전 모습이 담긴 슬라이드 영상을 지켜봤다.
박래홍 동진회 회장 대행 등 참석자들은 고인의 명예 회복과 배상 등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조선인 전범 피해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병사로 강제 징집돼 연합군 포로를 수용·관리하는 포로 감시원 등으로 복무했다.
태평양전쟁 후 상급자의 명령으로 포로 학대 등을 했다는 이유로 BC급 전범으로 분류된 조선인은 148명이며, 이 중 23명이 사형됐다.
이 전 회장도 17세이던 1942년 일제에 의해 '모집' 형식으로 동원돼 태국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포로 감시 역할을 하다가 전쟁이 끝난 뒤 BC급 전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약 11년의 구금 생활을 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데도 전범으로 몰려 도쿄 스가모 형무소에서 복역 중이던 한반도 출신자들은 1955년 4월 1일 동진회를 결성해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주도한 인물이 이 전 회장이다.
동진회는 역대 일본 총리 30명에게 서한을 보내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BC급 전범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이 작년 숨지면서 피해 당사자는 모두 세상을 떴으나 피해자 2세와 3세가 명예 회복을 위해 동진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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