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연구원 1호 연구소기업 나르마, 남아공에 4천만원 상당 첫 수출 물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의 관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한국 드론 업체로선 처음으로 나르마(대표 권기정)가 진출했다.
권 대표는 25일(현지시간) 남아공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공항 근처 버치우드 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드론 콘퍼런스에 기조 발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참가가 유료인 이날 콘퍼런스에는 역내 드론업계 및 군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권 대표에게 여러 질문을 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권 대표는 콘퍼런스 발표 후 연합뉴스와 따로 만나 "지난 9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대방산 전시회(AAD)를 계기로 3만달러(약 4천14만원)상당의 나르마 드론을 현지업체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계약은 코트라(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관장 김명희)을 통해 발굴한 현지 파트너사 사포마와 체결됐다.
그는 또 "다음 달 케냐에서 의약품 전달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면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1년 반 동안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르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호 연구소기업으로 14년 이상 총 1천400억원의 연구기술 개발비를 들인 끝에 장거리 수직이착륙틸트로터 드론을 생산했다.
배송용으로 특화한 나르마 드론 AFP100, AF200 모델은 아마존이나 DHL 등에서 쓰이는 헬리콥터형 멀티콥터 드론이 5㎞ 단거리 비행에 그치는 데 비해 반경 10㎞, 편도 20㎞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권 대표는 설명했다.
또 긴 날개가 달린 고정익 드론은 비행거리가 10㎞이지만 착륙에 문제가 있는데 비해 나르마 제품은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직이착륙(VTOL) 드론은 세계 드론 시장의 2%밖에 안 되는 틈새시장이지만 수요가 증가일로에 있는 드론 배송에 있어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현재 독일 윙콥터가 많이 팔리고 있지만 나르마 드론은 대당 가격이 4분의 1수준으로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드론 비행 조종이 전문 자격증을 요구하고 어려운 데 비해 나르마는 키오스크 버튼 몇 개의 간단한 조작을 통해 목표 지점까지 배송시킬 수 있다. 드론 조종사가 한 번에 한대의 배송 드론을 날리는 데 비해 나르마 드론은 한꺼번에 여러 대의 드론을 날려 경제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나르마는 이미 올해 국내에서 신기술 상용화를 돕는 규제 샌드박스의 드론 배송 부문에 선정됐다. 또 국토교통부의 지원 속에 경남 사량도∼통영 13㎞ 구간에 혈액샘플 비행을 성공하고, 대전충청권 거점병원인 건양대 병원과 충남대병원 9㎞ 구간에 응급품을 배송하는 데도 실증사업을 마친 데 이어 서울 여의도 시내 상공 비행까지 무사히 마무리했다.
나르마는 다른 드론에 비해 비바람속에서도 안정적 비행을 할 수 있고 야간 비행도 가능해 경찰용 드론, 참치잡이 보조용 드론도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고 항공우주연구원 박사 출신인 권대표는 소개했다.
아프리카 드론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권 대표는 "내년 1, 2월에 케이프타운에서 남아공 해군을 상대로 데모(시범비행)도 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아프리카에서는 정부기관을 상대로 의약품 배송에 사업의 중점을 두고 내후년은 미국까지 진출해 음식 배달 등에서 상업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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