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12월 아랍 국가간 정상회의 계기 사우디 방문 가능성"
중국 전문가들 "중국-아랍 국가 관계서 새로운 이정표 될 것"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이 인권 문제와 석유 감산 문제 등을 둘러싸고 아랍의 맹주 사우디아리비아와 긴장 관계에 놓인 사이 중국이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열릴 것으로 알려진 아랍 국가 간 정상회의를 계기로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중국이 아랍 국가, 특히 사우디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다음 달 아랍 국가 간 정상회의를 계기로 사우디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아랍 국가 간 정상회의는 미국과 사우디가 석유 감산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이번 아랍 국가 정상회의에 어느 나라 정상들이 참석할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며, 시 주석의 참석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SCMP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의 정상회의 개최 소식은 리쉬항 두바이 주재 중국 총영사가 두바이 일간 알바얀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서방 언론을 물론 사우디 외교 당국자들은 시 주석의 연내 사우디 방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월 말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화상 회담 후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12월 중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시 주석이 다음 달 사우디 방문하고 아랍국가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이는 중국과 아랍국가 간 관계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게 중국 외교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닝샤(寧夏)대 중동 문제 전문가인 리샤오시안 교수는 시 주석이 아랍국가들의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중국과 아랍 국가 간 협력은 에너지 분야를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아랍국가들은 우주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잠재력이 있다"면서 "아랍 국가들, 특히 사우디와 아랍에밀리트, 카타르 등 걸프만 국가들은 우주 개발에 나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과 아랍 국가 간 관계를 모든 분야에서 발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안 소재 시베이(西北)대 중동 전문가인 왕진 교수는 "시 주석과 아랍국가 정상 간 정상회의가 양 측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가 자신들의 이익을 잠식하거나 장래에 중국의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내 미국의 영향력은 지난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계기로 약화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비롯한 인권 문제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석유 감산 문제 등으로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같은 달 23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통해 세 번째 집권과 함께 1인 장기집권 체제를 열었다.
시 주석은 1중전회에서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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