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추기경 출생지…가옥 700여채 훼손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가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민간인을 상대로 잔학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27일 현지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24일 중부 사가잉 지역의 몬 흘라 마을에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7세 남아와 50세 여성이 숨졌으며 가옥 700여채가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은 미얀마 가톨릭 교계의 수장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태어난 곳이다.
특히 가톨릭을 전파한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400여 년 전에 처음 정착한 곳이기도 하다.
한 마을 주민은 "군인들이 가톨릭 신자들이 사는 구역에 불을 질렀는데 이 중에는 보 추기경이 제공한 난민 수용 시설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보 추기경은 최대도시인 양곤 대주교를 맡고 있으며 그동안 군정을 상대로 평화 회복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군정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함께 성탄 축하 행사에 참석한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23일 몬 흘라 마을에서 반군부 무장세력인 시민방위군(PDF)의 습격을 받은 뒤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방위군 측은 "정부군과 한 시간가량 치열한 교전을 벌여 40명을 사살했다"면서 "무장 헬기가 반격에 나서 인근으로 퇴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지난 11일 올해 의장국인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미얀마 군정이 평화 합의를 준수하지 않으면 회의체에서 완전 배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사태 해결을 위해 반군부 진영을 포함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아세안은 지난해 4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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