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동안 126㎜ 폭우, 8명 사망·4명 실종…"기후위기가 원인"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의 이스키아섬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지금까지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가운데 피해자들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공영 방송 라이(Rai) 등은 28일(현지시간)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의 실명과 사진, 사연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지난 26일 새벽 이스키아섬 북부 도시 카사미촐라 주택가를 휩쓴 산사태는 두 가족의 삶을 파괴했다. 이 지역에서 잘 알려진 택시 운전사인 지안루카 몬티와 아내 발렌티나 카스타냐, 세 자녀가 피할 새도 없이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6살, 11살 자녀가 숨진 채로 발견된 가운데 나머지 가족 3명에 대해선 여전히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6살 여아는 잠자다가 변을 당한 듯 분홍색 잠옷을 입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안사 통신은 일부 친지들이 구조대가 오기도 전에 사고 현장에 도착해 추가 산사태 위험에도 불구하고 몬티 가족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고 전했다.
피자 요리사인 마우리지오 스코토 디 미니코(32)와 그의 아내 지오반나 마젤라(30), 태어난 지 3주 된 갓난아기도 참변을 당했다.
희생자 중에는 58세의 불가리아 출신 여성인 니콜린카 간체바 블라고바도 있었다. 블라코바는 최근 이탈리아 시민권을 얻어 이스키아섬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사망자로 확인된 엘레오노라 시라벨라(31)는 여성 판매원으로,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동거인인 살바토레 임팔리아초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날 오전에는 8번째 사망자가 확인됐다. 남성으로, 몬티 가족의 친척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스키아섬에선 사고 사흘째를 맞은 이날도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구조대는 실종자들이 차에 타고 있다가 토사에 떠밀려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을 감안해 전문 다이버를 동원해 인근 바다를 수색 중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스키아섬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사고 당시 이스키아섬에는 불과 6시간 동안 126㎜의 비가 내리는 등 2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이스키아섬 산사태 참사가 기후 위기에 의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9월에는 이탈리아 중부 마르케주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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