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 분쟁의 불가피한 비용 아냐"…가해 정부에 안보 지원·비자 발급 축소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등을 겨냥해 분쟁 지역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책임을 묻고 피해자 지원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분쟁 관련 성폭력에 대한 책임 규명을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분쟁 관련 성폭력은 분쟁 기간 또는 이후 분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해 발생한 강간, 성노예, 성매매, 강제 임신, 강제 불임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백악관은 "미국은 분쟁 관련 성폭력을 무력 분쟁의 불가피한 비용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미래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법, 정책, 외교, 금융 등 모든 가용 가능한 수단을 통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와 내전에 휩싸인 에티오피아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 관련 성폭력이 처벌받지 않고 계속되는 시기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정부가 제재 대상을 선정할 때 분쟁 지역 성폭력도 지정 이유로 고려하도록 했다.
미국 법은 중대한 인권 침해를 저지른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하도록 하는 데 분쟁 관련 성폭력도 중대한 인권 침해로 간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백악관은 분쟁 관련 성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있어 기존 제재 체제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현재 이란, 북한, 러시아 등 개별 국가를 겨냥한 제재는 특정 인권 침해도 제재 부과 조건으로 명시하는 데 인권 침해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정황에 따라 분쟁 관련 성폭력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가해 정부와 개인에 대해 미국 정부의 안보 지원과 비자 발급을 축소하도록 하고, 책임 규명과 성범죄 예방에 있어 유사입장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하도록 했다.
미국은 버마, 우크라이나, 스리랑카에서 시민사회의 분쟁 관련 성폭력 조사·기록 활동에 45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앞으로 2년간 550만달러를 더 제공할 계획이다.
또 분쟁하 성폭력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에 매년 제공하는 공여금(175만달러)을 40만달러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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