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에 합동 대응"…3천억 기금 투자로 '스노볼 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IPTV 3사가 힘을 합친 콘텐츠 브랜드 '아이픽'(!PICK)을 선보인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공룡'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치솟는 제작비를 3사가 연대해 조달하려는 목적이 크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공동 콘텐츠 브랜드 '아이픽'을 만들고 3천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국IPTV방송협회가 29일 전했다. 지난 7월 콘텐츠 공동전략 수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기금은 콘텐츠 구성원인 창작자와 제작자, 플랫폼이 권리를 공유하고 상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작품 형태나 장르, 규모 등에 대한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IPTV 3사는 향후 국내 플랫폼과의 연합을 확대하고, 국내 콘텐츠와 플랫폼의 상생 체계를 확대해 '스노볼 효과'(눈덩이가 굴러 내려가며 커지는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컴퍼니) 담당은 공동 브랜드 설립과 관련해 최근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콘텐츠 제작비 때문에 창작자와 제작자의 생존 게임이 시작됐다"며 "3천만 명 이상 고객이 이용하는 IPTV에서의 콘텐츠 선택 자유 침해로 시청자의 시청권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비의 경우 배우 출연료와 스태프 인건비, 컴퓨터그래픽 강화 등 후반 작업비 상승 영향이 크다.
올 하반기 tvN '환혼' 시즌2, 넷플릭스 '수리남',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등이 모두 300억~400억 원의 제작비를 썼으며 내년 상반기 tvN '별들에게 물어봐'와 디즈니플러스' 무빙'은 5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 제작사 관계자는 "한류 스타의 경우 OTT 작품 출연 시 회당 7억~8억 원 이상의 출연료 요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IPTV 3사는 아이픽 사업이 IPTV 업계에는 3천만 고객이 이용할 권리를 먼저 확보해 시청 만족도를 높이고, 제작자는 콘텐츠 제작 재원을 미리 확보해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대상은 실무위원회 검토, 외부 자문단 평가, 운영위원회 최종 평가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며 이후 콘텐츠 공동 마케팅과 편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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