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 번째 "또 증오 선전…용납 못 해"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외교부가 성 소수자와 동성애를 비난하는 게시문을 소셜 미디어에 잇달아 올린 처사를 따지기 위해 주캐나다 러시아 대사를 초치할 방침이라고 CTV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멜라니 졸리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측이 또 한 차례 증오 선전을 자행했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방송이 전했다.
졸리 장관은 "우리는 결코 이런 수사를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수용과 관용의 캐나다적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외교부가 올레그 스테파노프 주캐나다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보도에 따르면 주캐나다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주 여러 차례의 트위터 게시문을 통해 서방이 러시아의 가족 가치를 침해한다면서 특히 캐나다를 지칭해 "개인의 성적 기호와 보편적 인권을 뒤섞어 현실을 교묘하게 왜곡한다"고 비난했다.
또 기족은 오로지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들로만 구성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사관의 첫 게시문은 지난 24일 러시아 하원이 동성애 선전금지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직후 공개됐다. 이는 미국 콜로라도주 성 소수자 클럽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닷새 뒤이기도 하다고 방송이 전했다.
러시아 하원이 해당 법안을 처리하자 서방 33개국이 즉각 이를 비난했으며 캐나다도 이들 국가에 가세한 바 있다.
대사관은 트윗에서 "우리는 캐나다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며 "캐나다도 러시아의 입법 절차를 존중해 이에 상응하는 태도를 보일 것을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레즈비언인 파스칼 생옹즈 캐나다 체육부 장관은 러시아 하원의 동성애 관련법 통과를 지칭해 "기본적 인권에 대한 모욕이자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러시아 대사관 측은 반박 게시문을 올려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 일가 사진을 게시하면서 "당신이 이 세상에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탐구하고 설명해 보시라"고 생옹즈 장관을 직격했다.
니콜라이 2세 일가는 2000년 8월 20일 다른 러시아 교회 순교자들과 함께 러시아 정교회 성인으로 시성됐다.
다른 트윗에서 러시아 대사관은 성 소수자 상징인 무지개 문양의 '프라이드 깃발'에 가위표를 덮어 그렸으며 아담과 이브의 영상에는 "그렇다. 오직 두 종류의 젠더가 있는데, 바로 남자와 여자, 남성과 여성이다"라는 설명문을 달았다.
대사관측은 다른 게시문을 잇달아 올려 캐나다의 의사 조력 안락사법을 나치 정권의 우생학 정책에 빗대기도 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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