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경찰서 습격…체포자 석방 요구·항구 건설 반대
3천명 입건…亞 최고 부호 아다니, 항구 프로젝트 추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남부에서 항구 건설 문제를 놓고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80여 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인도 매체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수백 명의 주민 시위대가 남부 케랄라주 비진잠 지역 경찰서를 습격했다.
이들은 흉기를 들고 침입해 경찰을 위협했고 경찰차도 훼손했다고 경찰은 주장했다.
경찰 측은 이 과정에서 경찰관 3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3천여 명을 입건했고, 현장에 900명 이상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시위를 주도한 조지프 존슨은 주민 측에서도 46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최근 경찰에 체포된 주민의 석방을 요구하며 이번 소요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지난 몇 달간 현지 항구 건설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이들은 건설 현장의 진·출입까지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체포됐는데 시위대는 이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항구 건설 프로젝트는 9억 달러(약 1조2천억 원) 규모로 아시아 최고 부호 가우탐 아다니가 이끄는 아다니 그룹이 추진 중이다.
주민들은 항구 건설로 인해 해안이 침식되는 등 자연환경이 파괴됐고 어업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아다니 그룹은 주민 주장에 대해 모든 규정을 준수했으며 항구 인근 침식은 기후 변화 때문에 발생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인 아다니 그룹은 항만·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 가스 등 자원개발·유통과 전력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특히 아다니 그룹이 운영하는 각 공항의 이용객 수는 인도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다니의 재산은 1천250억 달러(약 165조 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1천800억 달러),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1천580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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