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두 달간 '바이코리아'…주식 6조원 어치 쓸어담았다

입력 2022-11-30 06:21  

외국인 두 달간 '바이코리아'…주식 6조원 어치 쓸어담았다
시총 상위 반도체·2차전지 집중 매수…"추세 전환은 아직"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올해 10월과 11월 두 달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6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783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36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한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를 1조9천705억원 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조1천319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삼성SDI[006400](1조254억원), 4위는 SK하이닉스[000660](6천509억원)가 차지해 반도체와 2차전지 종목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009150](2천400억원), 한화솔루션[009830](2천283억원), KT&G(2천50억원), 포스코케미칼(1천99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천761억원), 한국항공우주[047810](1천745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대량 매수에 10월에 31%대를 넘기도 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31%대를 회복한 건 올해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
10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1.26%로 집계돼 9월(30.76%)보다 0.5%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1월에는 외국인 매수 규모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유 비중도 30.69%로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보유 비중은 10월에 8.9%로 9월(8.84%)보다 0.06%포인트 늘었으나, 11월엔 8.74%로 다시 줄었다.
외국인 순매수액이 1조원을 넘은 집중 매수 종목은 두 달간 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6만600원으로 마감해 9월 30일 종가보다 14.1% 상승하며 '6만전자'를 회복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32.9% 상승한 56만7천원까지 올랐으며 삼성SDI도 31.5% 오른 71만8천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추세적 전환으로 해석될 만큼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039490] 리서치센터장은 "주력인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생기며 외국인 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추세적 매수세가 더 이어진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때까지는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고 달러가 추가로 강세 전환할 여지도 있다고 본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외국인 매도와 매수가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 시장이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외국인은 코스피 2,400이 깨진 뒤 판 적이 거의 없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비관에 빠져 물량을 쏟아내고 매도하는 과정에서 산 사람은 외국인밖에 없었던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외국인이) 샀으니 앞으로도 살 거라는 생각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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