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자이너·유명인 3쌍이 협업해 30벌 제작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디지털 분신)를 통해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는 '메타패션'(디지털패션) 작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메타패션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메타패션은 섬유패션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패션테크의 일종으로, 현실에서는 옷감 재질·색감 등의 제약으로 구현이 힘든 패션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메타패션은 메타버스 확산과 함께 시장 규모가 커져 2030년에는 550억달러(약 73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가 메타패션을 친환경 패션이자 확장현실(XR)경험의 대상으로 보는 성향 때문이다.
통상 청바지 한 벌 제작에 물 7천L(리터)가 사용되지만 메타패션은 디자이너가 마시는 카페라테 8잔이면 된다는 것이 산업부 설명이다.
장영진 산업1차관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섬유패션이 제조의 틀에서 벗어나 서비스나 콘텐츠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 중 대표적인 메타패션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패션 디자이너 3명과 유명인 3명이 협업해 제작한 30벌의 디지털 의류가 공개됐다.
황이슬 디자이너는 가수 겸 배우 한선화와 함께 '시간 여행자'라는 주제로 한복 특유의 곡선과 흩날림을 강조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가수 라비와 '민화와 클래식의 만남'을 주제로 현대 미술과 작가들의 영향을 받아 전통 민화적 요소들을 새롭게 재해석한 한국적 프레피룩(격식 없고 현대적인 형태의 패션 스타일) 작품을 공개했다.
김보민 디자이너는 모델 재시와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주제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실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용의 비늘이나 상상 속 요정의 날개를 작품에 담았다.
각 디자이너가 제작한 10벌의 디지털 의류 가운데 실물 제작이 용이한 3벌(총 9벌)은 실물로도 제작됐다.
또 K패션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0벌의 실물 의상은 디지털 의류로 제작돼 총 19벌의 의상이 이날 디지털·실물 하이브리드 패션쇼에 등장했다.
이번 행사는 내달 1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일반인 관람도 가능하다.
이밖에 산업부는 패션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 등의 메타패션 창작·판매를 지원하는 '메타패션 플레이그라운드'(가칭) 구축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패션테크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패션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인력 양성 사업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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