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부풀리기 조작 잇따라 적발…PCR 검사 불신 확산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코로나19 검사 대행기관 관계자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정단신문 등 현지 매체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허베이성 스자좡의 한 PCR 검사 대행기관 내부 회의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한 남성은 동료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신속항원 검사에서 이상이 있거나 두통, 발열 등 이상 증세가 있으면 PCR 검사를 받지 말고 내게 보고하라"며 "PCR 검사 결과를 음성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절대 동네 PCR 검사소에서 검사받지 마라"며 "코로나19 감염자 격리 병원은 감염자 1명을 보내줄 때마다 3천500위안(약 65만 원)의 사례비를 준다. 여러 격리 병원들이 세워졌는데 아직 다 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격리 병원이 감염자들을 채우기 위해 지역 검사소와 결탁해 PCR 검사 결과를 '양성'으로 조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용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SNS에는 "문제의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여성이 발각돼 맞았다"며 머리에 흐르는 피를 손으로 막는 한 여성의 사진이 게시됐다.
이 여성은 "해당 남성에게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며 "해당 남성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해명했다.
스자좡시 관계자는 "공안 당국이 이 사안을 수사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주시하고 있으며 해당 기관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지방정부의 위탁을 받아 PCR 검사를 대행하는 기관들이 결과를 조작, 양성 사례를 부풀린 사실이 잇따라 방역에 대한 불신이 고조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지난 4월 안후이성 허페이시는 "검사 대행기관 2곳이 PCR 검사 결과를 조작, 가짜 양성 판정을 내린 뒤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어 5월에는 상하이의 한 검사 대행기관이 양성으로 판정한 주민 13명이 최종 음성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또 베이징에서는 채취한 검체를 무더기로 합쳐 검사해 방역에 혼선을 끼친 PCR 검사 대행기관 관계자 17명이 사법처리됐다.
당시 누리꾼들은 "검사 대행기관들이 계속 검사하기 위해 양성으로 둔갑시켜 돈벌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역 당국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잇따라 고강도 방역에 대한 불만과 함께 PCR 검사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미펑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베이징, 허페이, 스자장, 쉬창, 네이멍구 등에서 일부 검사 기관의 법률과 규정 위반 사례를 확인, 엄중 처벌했다"며 "감독을 강화, 허위 검사 결과를 보고하는 행위 등을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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