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성장과 인권유린"…서방언론, 장쩌민 명암 재조명

입력 2022-11-30 20:24   수정 2022-11-30 22:32

"초고속성장과 인권유린"…서방언론, 장쩌민 명암 재조명
AP "시장확대·WTO 가입 속 민주화·노동운동·파룬궁 탄압"
NYT "링컨 인용하고 할리우드 애호한 '색다른 공산주의자'"
AFP "강대국 길목 지도자"…dpa "비전 모를 오랜 막후 권세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국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30일 사망하면서 서방언론들도 그의 일생을 재조명했다.
집권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궈냈다는 점에서는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됐으나, 당과 당원들을 이끄는 정치가로서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그가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을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고 경제개혁으로 10년간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쩌민 임기에 "시장 중심의 개혁 부흥,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중국의 역사적인 변화를 목도했다"고 적었다.
다만 당시 "중국은 외부에 개방돼 있었으나 국내 반대 여론은 짓밟았다"며 인권, 노동, 민주화 운동가들의 구금과 파룬궁 탄압 등 인권 유린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담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해외 정치인들에게 장쩌민은 딱딱한 이미지의 중국의 여느 지도자와 달리 매우 수다스러운 인물이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는 스스럼없이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인용하는 한편 할리우드 영화 애호가이기도 했으며 불쑥 '러브 미 텐더'를 노래하기도 하는 차별화된 공산주의자였다고 적었다.
NYT는 그의 이러한 독특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그가 당을 이끄는 과정에서 '교활한 정치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장쩌민이 공산당을 이끌던 첫해부터 우유부단함과 취약점을 노출해 이에 시달려왔다 평가도 덧붙였다.
NYT는 그의 재임기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불안정했다"면서도 "그는 중국이 미국을 적으로 돌릴 경우 번영이 계속되기 힘들다고 확신하는 듯 보였다"고 적었다.

프랑스 AFP통신은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밀레니엄에 이르기까지 변혁적인 시대를 거쳐 나라를 이끈 장쩌민이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임기를 마친 2003년 중국은 WTO 가입국이었고, 베이징은 200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으며 나라는 강대국으로 가고 있었다"고 평했다.
또한 장쩌민과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은 그가 정계 지도자 지위를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공산주의 정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AFP는 장쩌민이 공교롭게도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별세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중국에서는 이달 중순 고강도 방역 정책에 반대하며 시작된 이른바 '백지 시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장쩌민이 13년간 공산당 당수로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비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히려 행정가로서의 면모가 돋보였으며, 당의 다양한 흐름을 조정하는 데는 타협적인 인물이었다는 설명이다.
dpa는 "장쩌민은 2002년에서야 권력의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뒤에도 오랜 기간 권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가 생전에 시를 사랑했으며 국빈들을 상대로 괴테와 셰익스피어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기를 좋아했다고도 덧붙였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