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반도체 29.8% 감소로 큰 타격…자동차는 31% 증가
대 중국 수출 -25.5% 확 꺾여…2개월째 대중 무역수지 적자
무역수지 8개월 연속 적자행진…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최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휘청이고 있다.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여전한 증가세를 유지하며 무역수지도 8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11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603억3천만달러)보다 무려 14.0%나 급감한 519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한국 수출의 대표 품목인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30%가량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5.7% 줄어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액이 줄어들었다. 코로나 확산 초기이던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이상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산업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수출 증감률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31.0%), 석유제품(26.0%), 차부품(0.9%), 이차전지(0.5%)는 증가했고 특히 54억달러어치를 수출한 자동차 부문은 월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주력인 반도체(-29.8%)를 비롯해 바이오헬스(-27.3%), 석유화학(-26.5%), 가전(-25.0%), 섬유(-20.0%), 무선통신(-18.7%), 디스플레이(-15.6%), 철강(-10.6%)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선박(-68.2%), 컴퓨터(-50.1%) 수출도 대폭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8.0%), 중동(4.5%)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으나 중국(-25.5%), 중남미(-19.1%), 일본(-17.8%), 동남아시아국가연합(-13.9%)은 감소했다. 무엇보다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이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여섯 달 연속 감소세다.
11월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난 589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전년 동월(122억1천만달러) 대비 33억1천만달러 증가한 155억1천만달러로 27.1%나 급증, 무역수지 적자에 큰 영향을 끼쳤다. 1∼11월 3대 에너지원 수입은 1천741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999억달러)보다 거의 배 가까이 많다.
이로써 11월 무역수지는 70억1천만달러(9조1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8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11월 무역적자 폭은 10월(67억달러)과 비교해서도 확대됐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10월(12억5천만달러), 11월(7억6천만달러) 두 달째 이어졌다.
올해 1∼11월 누적 무역적자는 426억달러에 달해 이미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연간으로 종전 최대 적자인 1996년 기록(206억2천400만달러)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산업부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무역 적자는 제조 기반 수출 강국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정부가 지난달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대로 주요 시장별 맞춤형 수출 전략과 산업별 수출 지원 방안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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