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 "고인 칭호·장례위 구성, 덩샤오핑 장례 때와 동급"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에 대해 1997년의 덩샤오핑 사망 때와 동급으로 국가적 예우를 갖췄다고 홍콩 신문 명보가 1일 보도했다.
우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등은 장 전 주석 부고를 알리면서 '전당, 전군, 전국 각 민족에게 보내는 서한'의 형식을 채택했는데, 이런 서한을 발표하기는 1949년 중국 공산당 정권 출범 이후 이번이 3번째라고 명보는 전했다.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 1997년 2월 19일 덩샤오핑이 각각 사망했을 때의 부고 형식을 그대로 취한 것이다.
서한은 고인에 대한 칭호 면에서 "우리 당과 우리 군, 우리나라 각 민족 인민들이 공히 인정하는 숭고한 신망을 누리는 탁월한 영도인, 위대한 마르크스주의자,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혁명가, 정치가, 군사가, 외교가이자 오랜 시련을 거친 공산주의 전사"로 표현됐으며 이는 덩샤오핑 부고에서 등장했던 것과 같았다.
서한은 또 장쩌민에 대해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사업의 걸출한 영도자이자 당의 제3대 중앙영도자 그룹의 핵심으로 '3개 대표 중요사상(장쩌민 사상)'의 주요 창립자"로 표현했다.
장례위원회의 인적 구성도 덩샤오핑 사망 때와 비슷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필두로 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 위원, 생존해 있는 모든 부총리급 이상의 전직 관리,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이 아닌 각 부처 당 위원회와 국유기업 수뇌부, 홍콩과 마카오 특구 수반, 공산당 이외 정파의 상무 부주석에 더해 장 전 주석을 치료했던 의사 3명과 경호 책임자도 포함됐다.
아울러 지난달 30일의 관영 중앙TV(CCTV) 메인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에는 전체 1시간여 방송 시간 중 장 전 주석 사망 관련 소식이 40분간 나온 뒤에야 시진핑 주석 관련 뉴스가 나왔는데 시 주석이 메인뉴스에서 이번처럼 늦게 등장한 것은 최근 1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고 명보는 소개했다.
이런 최상급 애도 움직임에 대해 명보는 "(고인이 가진) 작금의 중국 정계 영향력이 이미 사라진 터라 그를 성대하게 기리는 것이 현 지도자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명보는 관례상 중국 정부가 5일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6일 국장(國葬) 격인 '추도대회'를 엄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이 추도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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