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보고서…우크라전 5개월 분석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와 무인기가 많이 필요하고 안전지대는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와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크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7월까지 전황과 시사점을 분석한 이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 중장 출신인 마이카일로 자브로츠키 의원과 잭 와틀링 RUSI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현대전에는 안전지대가 없고 적군은 작전 지역 깊숙한 곳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격 개시 후 몇 시간 안에 항공기와 방공 시스템을 분산시켜서 이동식 방공 기지의 10분의 1만 공격을 받았는데 이는 러시아 군이 목표물 정보를 모스크바의 지휘 센터로 보냈다가 실제 공격을 하는 데 이틀 이상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할 경우 이런 실수를 할 것으로 기대할 순 없으며, 공격을 피하려면 적군에 발견되기 전에 빨리 이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움직임, 열, 전자파 등을 감지하는 센서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오래 숨을 수가 없고 벙커 같은 구조물을 이용하면 병력의 위치가 고정돼버린다고 했다.
저자들은 또 포와 탄약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저자인 와틀링 연구원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전쟁 초기 키이우 북쪽의 러시아군을 막은 것은 우크라이나군 2개 여단의 계속된 포격이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이 공급한 대전차 미사일이나 터키의 무인기 등이 화제가 됐지만 승리를 끌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합친 것보다 포가 더 많았지만 문제는 탄약 부족이었다.
저자들은 "고강도 전투에서 탄약 소비량이 극도로 높다"며 "필요한 속도로 새로운 무기, 예비 부품, 탄약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 서방 국가는 거의 없으며 미국 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이와 관련해 유리한 위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얻은 핵심 교훈은 생각보다 무인기가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쟁 5개월간 우크라이나 군이 사용한 무인기의 90%가 파괴됐고, 고정익 무인기의 평균 수명은 약 6회 비행이었다.
저자들은 이 때문에 크고 비싼 무인기 몇 대보다 거의 일회용에 가까운 저렴하고 단순한 시스템이 중요시되며 조종 인원이 더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무인기 작전이 러시아의 전자전으로 인해 제약을 받아서 우크라이나 데이터에 따르면 무인기 작전의 3분의 1만 성공을 했다.
다만 이들은 러시아의 레이더 방해장치가 아군을 교란시키기도 했다고 전하면서도 그렇다고 서방 군대가 대처를 더 잘할 것이냐는 점에는 회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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