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향수' 후폭풍…反시진핑 시위 격화 우려하는 중국

입력 2022-12-02 10:19   수정 2022-12-02 10:30

'장쩌민 향수' 후폭풍…反시진핑 시위 격화 우려하는 중국
6일 장쩌민 추모대회 전후 시위 가능성…中, 철통봉쇄 예상
"전문직 종사자·대학생 주축 시위대의 정치적 각성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 후폭풍에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숨이 막힌 일상생활과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환멸을 느낀 중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장쩌민 집권 시절을 떠올리면서 반(反) 시진핑 인식을 확산하고 있어서다.

쇠사슬로 아파트 출입구 등을 봉쇄해 19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달 24일 우루무치 화재 사고 이후 중국 전역에서 벌어졌던 동시다발 시위가 잦아들기는 했지만, 30일 사망한 장쩌민 애도의 장(場)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장쩌민 사망이 현재의 중국 지도부에 환멸을 느낀 중국인에게 잠재적인 집결 지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 주석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천 강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은 "장쩌민의 사망과 관련된 모임은 합법적이어서 허용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장쩌민이 현재 지도자(시진핑)와 대조될 것이고, 그건 현 정부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1989년 시위에 느슨한 대응을 이유로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자리에서 쫓겨났던 후야오방 사망이 중국 내 민주화 시위 격화로 이어져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초래했던 걸 고려할 때, 장쩌민 사망 애도 상황 역시 유사한 경로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산당원으로서 공장 노동자와 기업의 고위관리자를 두루 거친 뒤 관료의 길에 들어선 장쩌민은 1987년 공산당 13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정치국 위원 겸 상하이 당서기로 선출됐다.
그런 그가 불과 2년 후 1989년 말 공산당 제13기 4중전회에서 당 총서기로 발탁됐다. 다시 말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기보다는 '깜짝 등장'에 가깝다.
이는 같은 해 6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라는 큰 정치적 혼란을 겪고서 서방의 경제 제재와 조속한 중국 경제 발전이라는 큰 과제를 떠안았던 당시 실권자 덩샤오핑의 과감한 선택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렇지만 장쩌민은 중국 안팎의 혼란을 극복하고서 중국의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하면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내는 성과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국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장쩌민의 사망은 제로 코로나 정책과 경기 침체를 초래한 시진핑에 대한 불만을 자극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 부교수는 "장쩌민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어 보인다"면서 그와 반대로 현재 중국 집권 세력은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주역이자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차이나'의 창립자인 왕단은 중국인들의 장쩌민 사망에 대한 슬픔이 후야오방 사례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당국도 대응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의 최고 사법 통제기관인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전체 회의를 열고 시위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 교란 행위로 규정하면서 엄단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전문가인 닐 토마스는 장쩌민 공식 추모 기간에도 중국 당국은 과도한 통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쩌민 유해는 지난 1일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운구됐으며, 이달 6일 국장(國葬) 격인 추도대회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다.
중국 안팎에서 추도대회를 전후로 시위가 예상되지만, 중국 당국이 철통 통제를 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그동안 경제성장 등을 바탕으로 중국 내 중산층의 지지를 광범위하게 확보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최근 동시다발 시위 과정에서 '시진핑 퇴진'을 요구하는 걸 보고서 놀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문직 종사자와 대학생이 주축인 시위 세력이 이미 정치적 각성을 하기 시작한 걸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들의 반발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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