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공관에 배달…대사관저 입구에 배설물 발견, 폭탄 협박도
(이스탄불·파리=연합뉴스) 조성흠 현혜란 특파원 = 우크라이나 재외공관에서 이틀 전 편지가 폭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동물 눈을 담은 피 묻은 소포가 배달됐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재외 공관 8곳에서 이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관과 이탈리아 나폴리, 폴란드 크라쿠프 총영사관, 체코 브르노 영사관에 피 묻은 소포가 배달됐다며 "이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아울러 바티칸 대사관저 입구가 훼손됐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바티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아파트 계단, 벽, 문 등이 동물의 배설물로 추정되는 지저분한 물질로 더러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카자흐스탄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폭탄으로 공격하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는 우크라이나를 비판하는 기사가 담긴 편지가 배달됐다고 니콜렌코 대변인은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영사관을 겨냥한 테러와 협박이 계획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모든 재외공관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도 이날 수상한 소포가 또 배달돼 경찰이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대사관 주변을 봉쇄했다. 내무부는 소포 안에 폭발물은 없었으며, 다른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배달된 소포와 비슷한 내용물이 들어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는 지난달 30일 일반 우편으로 화약과 점화 장치가 들어있는 편지가 배달돼 편지를 열어보던 직원 1명이 손가락을 가볍게 다쳤다.
이 사건을 전후해 스페인 총리실, 국방부, 유럽연합 위성센터가 있는 공군기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군수 공장 등에 비슷한 편지가 배달돼 경찰과 보안팀이 이를 처리했다.
스페인은 해당 편지들이 스페인 국내에서 발송된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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