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공식 종료 이후 첫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산타클로스 수요는 어느 때보다 높으나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CBS·NBC방송과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산타 수요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나 공급은 태부족이다.
전국망을 갖춘 산타 인력공급업체 '하이어 산타'(Hire Santa) 설립자 미치 앨런은 NBC 뉴스쇼 '투데이'에 출연해 "대면 행사와 파티가 다시 가능해지면서 주말 산타 예약은 이미 다 찬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산타 수요는 작년보다 30% 이상, 팬데믹 이전보다 120% 이상 늘었다"면서 "전국적으로 모자란 산타 수가 2천250여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온라인으로 전환됐던 산타 행사가 올해부터 정상화되면서 인력공급업체들은 고객 요청에 다 부응할 수가 없고, 산타들은 버거운 일정을 소화하느라 분주하다는 것.
시카고 선타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축하, 과거에 대한 향수, 현실도피 욕구,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보상심리, 게다가 팬데믹 이후 새롭게 문을 연 겨울축제가 늘면서 산타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시카고 교외도시 샴버그에서 49년째 산타 인력공급업체 '시카고 산타스'를 운영하는 키트 스트라스는 "수요가 높을 때 사장인 나도 직접 산타로 뛰곤 하는데 올해는 요청이 40% 이상 늘었다. 산타 1명이 2~6시간마다 3~4곳을 옮겨다니도록 일정을 짜 풀가동해도 감당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스트라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은 명절 정취를 즐기며 행복을 느끼려 하는 것 같다. 산타 보다 더 큰 위안을 주는 건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근 배링턴에서 치료용 승마 체험 농장을 운영하는 디나 모건은 "2건의 연말 행사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산타를 찾았는데 예약이 어려워 당황스러웠다. 업체마다 모든 예약이 찼다는 답 뿐이었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30년간 산타 인력공급업체를 운영하다 2년 전 오클라호마로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던 커티스 마스는 "지난 5월부터 산타 예약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해 공급 부족을 실감했다"며 "지난 8월 이미 충분한 예약을 받게 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로 다시 돌아와 임시 거처에 머물며 산타 파견 일을 다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주에서 산타로 활동하는 로저 스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각종 제재로 일부 산타 인력공급업체들이 문을 닫으며 겨울철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었으나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작별 인사를 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고 싶어한다. 파티와 함께 지난 시간들을 털어버리고 앞으로 나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CBS방송은 "산타에 대한 고객의 요구 조건이 다양해졌다"면서 "일부는 흑인 산타를 찾고 일부는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산타를 찾는다. 팬데믹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타 부인) 미시즈 클로스와 엘프들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CNBC에 따르면 베테랑급 산타의 수입은 시즌당 2만 달러(약 2천600만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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